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신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올해 국정 운영의 두 축은 안보와 경제”라고 강조했다. 배석자 앞줄 왼쪽부터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인종 경호처장,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권재진 민정수석.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3일 북한에 대해 “평화의 길은 아직 막히지 않았고, 대화의 문도 아직 닫히지 않았다”며 “북한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년 특별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은 핵과 군사적 모험주의를 포기해야 한다.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평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민간인에게 포격을 가하고 동족을 핵 공격으로 위협하면서 민족과 평화를 논할 수는 없다”며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향한 민족 염원과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해 “미국이 9·11 테러를 맞아 안보전략과 국가전략을 다시 짠 것처럼 국민의 생존이 위협당한 연평도 도발 이전과 이후가 똑같을 수는 없다”며 “이제부터 튼튼한 안보에 토대를 둔 평화정책과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도발엔 단호하고 강력한 응징이 있을 뿐이며, 북이 감히 도발을 생각조차 할 수 없도록 확고한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 국방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에 ‘도발은 꿈도 꾸지 말라’는 강경한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함께 열어놓은 일종의 강온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 외교·안보 부처의 업무보고에서 “북한 핵 폐기는 6자회담을 통해 이뤄야 하며, 남북협상을 통해 대한민국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해 원론적이지만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그런데 3일 연설에서 경제협력까지 언급하자 일각에선 ‘대북 정책 기조가 대화 쪽으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위장평화 공세가 아니라 핵 포기의 진정성과 ‘대한민국에 다시는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진정성을 북한이 먼저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대북 기조가 바뀐 건 없다”며 “오늘 연설의 키워드는 ‘북한의 진정성’”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 동포들을 자유와 번영의 장정에 동참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한 데서 보듯이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의 메시지라는 것이다.

 “튼튼한 안보에 토대를 둔 평화정책과 통일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의 한 참모는 “기존의 대북정책이 ‘남북 간 평화’만을 최고의 가치로 부각하는 바람에 국민들의 안보 불감증을 낳았다면 이제 평화보다 안보를 우선시하는 정책으로 기조를 바꾸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은 한반도 평화와 세계평화에 큰 위협”이라며 “국제사회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공영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관련국들의 공정하고 책임 있는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해 중국을 겨냥하는 발언도 했다.

글=서승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