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북한에 체포된 미국인 여기자를 안내했던 중국동포 가이드 김성철씨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고 천기원 두리하나 선교회 목사가 17일 밝혔다. 천 목사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1월 미국 커런트TV의 의뢰로 미국인 여기자들에게 김씨를 소개해줬다”며 “김씨는 사건 발생 직후 북한에서 도망쳤지만 곧바로 중국 공안에 체포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자 체포 문제가 확산되자 중국 측이 조사를 통해 김씨를 체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천 목사는 김씨의 인적 사항과 그와의 관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피했다.

북한은 16일 조선중앙통신 상보를 통해 여기자 범죄 혐의를 발표하며 “기자들이 천기원 목사를 취재하고 그가 소개한 안내자를 따라 비법(불법)월경자들을 찾아다니며 범죄자들의 갖가지 악담들을 수집했다”며 “국경경비대원들이 단속하려 하자 남자 2명은 도주했다”고 보도했다. 김씨와 함께 탈출한 이탈리아계 카메라 기자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천 목사는 “커런트TV가 지난해 1월 초 (두리하나 선교회) 홈페이지를 보고 연락을 해와 도와주게 됐다”며 “방송사에서는 당초 서양인들을 이번 취재에 보내려고 했으나 탈북자 취재는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눈에 쉽게 띈다고 만류하자 아시아계 기자로 교체했다”고 전했다.

그는 “본인이 탈북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중국의 연길과 도문에서 탈북자 취재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3월 중순 중국에서 취재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국경은 절대 넘지 말라고 당부했었다”고 말했다. 천 목사는 “한국말이 유창한 유나 리가 취재기간 하루 두 차례씩 전화 통화를 하며 취재 진행 상황을 알려왔으며 북한 내부 영상을 찍고 싶다고 하기에 단둥에서 유람선을 타고 신의주를 촬영하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기자들이 체포 당일(3월 17일) 오전 6시 전화를 걸어와 ‘단둥으로 갈 것’이라고 말해놓고는 단둥으로 가지 않고 안내자를 따라 북한 국경을 넘어간 것 같다”고 추정했다.

북한 사법당국은 지난 8일 유나 리(36·한국계 미국인, 한국명 이승은)와 로라 링(32·중국계 미국인) 등 미국 커런트TV 기자들에게 조선민족적대시죄와 불법입경죄를 적용해 노동교화형 12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

정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