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북한 주민들은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북한의 당과 내각, 군의 간부들은 추석에 평양시 대성산 혁명열사릉을 찾아 화환을 증정하고 묵례를 한다. 이곳은 김일성과 함께 항일빨찌산 활동을 했거나 그와 연계를 맺고 활동한 항일혁명열사들의 묘역이다. [사진 조선의 오늘 캡쳐]

북한의 당과 내각, 군의 간부들은 추석에 평양시 대성산 혁명열사릉을 찾아 화환을 증정하고 묵례를 한다. 이곳은 김일성과 함께 항일빨찌산 활동을 했거나 그와 연계를 맺고 활동한 항일혁명열사들의 묘역이다. [사진 조선의 오늘 캡쳐]

대북소식통은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격앙된’ 성명에 맞춰 연일 각종 ‘반미 대결전 군중집회’에 동원되던 피곤한 북한 주민들도 추석만큼은 편히·풍요롭게 지내기를 바라며 민속 명절을 설렘 속에 기다린다 ”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평양시 인민반(한국의 통·반)이 가족 단위로 술 2병·콩나물 등을 배급한다”며 “당연히 그것만으로는 추석 준비가 어림없이 모자라 주부들의 걸음이 바쁘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석 풍경은 조상의 묘소를 찾아 벌초하고 음식을 차린 뒤 술을 붓고 절을 하는 등 남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추석 음식은 생활 수준·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차례상에 햅쌀밥, 송편, 두부, 계란, 산적, 과일, 생선찜, 돼지고기 등을 올린다.  
 
 북한 주민들이 성묘를 하고있다. [중앙포토]

북한 주민들이 성묘를 하고있다. [중앙포토]

다만 차례상 차리는 법이 조금 다르다. 남한의 남성과 결혼한 한 탈북 여성은 “북한에서 차례상은 특별한 법이 없이 성의껏 있는 음식을 상에 올리면 되는데 남한은 차례상에 동쪽·서쪽·줄 등에 따른 상차림 법이 있어 시댁의 추석 상차림 때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평양시에 살다 최근 탈북한 김모씨는 “‘평양의 추석’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인간 체증’”이라며 “추석에 승용차를 타고 성묘하러 가는 집은 간부·부자들”이라고 말했다. 평양시 경우 시내와 시 외곽을 오가는 추석 성묘용 차량이 배차되지만, 차량 대수가 엄청 부족해 많은 시민은 평안남도 중화군 공동묘지 등에 걸어서 간다. 김씨는 “이 기회를 이용해 롱구방(승합차)은 물론 화물트럭·자전거까지 비싼 요금을 받으며 돈벌이에 나서 성묘길이 막힌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불편함을 피하려고 평양 주민들은 최근 매장 대신 화장을 선호한다고 한다. 평양시 낙랑구역에 위치한 오봉산화장터는 전기를 가동하는 평양의 유일한 화장터이다. 이 화장터는 유골보관소도 함께 운영한다. 평양시에는 3∼4개 구역별로 한 곳에 ‘유골보관소’를 세우고 해당 거주민 가족들의 유골함을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유골보관소도 추석에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은 마찬가지다. 평양시내 한복판에 있는 ‘보통강 유골보관소’는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순번을 기다리는 광경이 연출된다. 이 때문에 유골함을 모란봉에 묻거나 대동강에 뿌리고 현지에서 제사하는 현상이 늘어나자 북한 당국은 환경오염을 이유로 금지령을 내렸다.
 
평양의 유골보관소는 말 그대로 보관소일 뿐 한국 납골당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어수선한 유골보관소의 분위기를 피해 북한 간부들이 선호하는 최상의 묘 자리는 오봉산묘지다. 오봉산묘지는 오봉산화장터 뒤쪽에 위치한 곳으로서 평양시내에서 가장 가깝고  경치도 좋은 곳이다.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오봉산화장터에서 화장한 다음 유골함을 오봉산묘지에 묻고 묘비도 세운다. 비싼 비석에 고인의 영정사진을 조각하고 묘 주위를 대리석으로 포장하는 등 ‘가문의 위세’를 뽐낸다.
 
일부 평양시민들은 성묘 대신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오후에는 가족끼리 놀이공원 등으로 놀러간다. 또한 밤에는 보름달을 보며 가정의 평안과 행복 등을 빌고 윷놀이를 하며 보낸다. 북한은 추석 당일만 공휴일이다.   
 
김수연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kim.suyeo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