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선전담당 책임자인 김기남 당 부위위원장이 4일 노동신문 2면에

북한 노동당 선전담당 책임자인 김기남 당 부위위원장이 4일 노동신문 2면에 "핵은 선군조선의 생명"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실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3일 전광석화와 같이 핵 카드를 펼쳤다. 그는 이날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한 직후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열어 곧바로 핵실험 지시를 내렸다. 그러고는 수 시간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핵실험을 강행했다. 핵무기연구소 현지지도를 보도한 날 핵실험을 하겠냐는 점을 역이용한 일종의 기만전술이었다.   
 
문제는 북한이 6차 핵실험과 관련한 성명이나 보도를 통해 추가 조치를 추정케 하는 표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관영 언론들이 핵실험을 결정하는 상무위 개최 소식을 전하며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전했다. 또 핵무기연구소는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매우 의의있는 '계기'“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일환’이나 ‘계기’라는 표현을 쓴 건 추가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정부는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일이나 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북한이 재도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3일 역대 최대규모로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북한이 3일 역대 최대규모로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그렇다면 북한의 다음 카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시 미사일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제4차 핵실험하고 한 달 뒤 장거리미사일 ‘광명성 4호’를 발사한 적이 있다.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뒤에는 북극성-2형, 화성-12형 등을 발사했다. ICMB에 얹힐 수소탄두를 이번에 공개한만큼 다음에는 ICBM 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보여주려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7월 4일과 28일 북한은 각각 고도를 수직가까이 높여 사거리는 줄이는 고각발사 방식으로 화성-14형 미사일을 쐈다. 하지만 다음번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할 경우 화성-14형을 정상각도로 실거리 사격에 나설 수 있다. 그동안 발사실험을 하지 않았던 신형 화성-13형 미사일을 동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핵 전자기펄스(EMP) 공격 위협 같은 도발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의 종국적인 목표는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완성”이라며 “핵과 미사일을 교대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카드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국방연구원 화학재료 연구소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3일 보도했다. 김정은 왼쪽 벽의 푸른 바탕 설명판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되는 화성-13형의 설명이, 오른쪽 벽면에는 아직 발사 실험을 하지 않은 북극성-3형 미사일의 설명이 걸려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국방연구원 화학재료 연구소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3일 보도했다. 김정은 왼쪽 벽의 푸른 바탕 설명판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되는 화성-13형의 설명이, 오른쪽 벽면에는 아직 발사 실험을 하지 않은 북극성-3형 미사일의 설명이 걸려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핵물질이나 기술의 확산을 시도하며 미국을 자극할 수도 있다. 전직 정보 당국자는 “핵무기는 워낙 위력이 강해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소위 핵클럽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핵개발을 철저히 금지토록 하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은 이를 역이용해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아픈 곳(핵무기 확산 우려)을 줄기차게 물고 늘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이란이나 시리아 등 북한과 무기 개발 커넥션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이나 IS(이슬람국가)로 유출될 경우 핵질서 자체가 무너져 버릴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3일 오전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국제 정세를 분석한 뒤 6차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왼쪽부터 정치국 상무위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최용해 당 부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사진 연합뉴스]

북한은 3일 오전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국제 정세를 분석한 뒤 6차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왼쪽부터 정치국 상무위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최용해 당 부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며 북한의 참가를 타진하고 있지만 북한이 역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내년 평창올림픽은 연례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직전에 열린다"며 "연초부터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면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