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집권 동안 “음악은 나의 첫사랑이고 영원한 길동무이며 혁명과 건설의 위력한 무기”라며 음악을 체제유지·사상 교양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했다. 김정일의 ‘첫사랑’인 음악정치가 북핵 위기 등 사회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김정은 시대의 북한에서 계승되고 있다.   

 
김정일은 집권 동안 “음악은 나의 첫 사랑이고 영원한 길동무이며 혁명과 건설의 위력한 무기”라며 음악을 체제유지·사상교양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김정일은 집권 동안 “음악은 나의 첫 사랑이고 영원한 길동무이며 혁명과 건설의 위력한 무기”라며 음악을 체제유지·사상교양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9일 노동신문 1면에는 ‘괌 포위사격방안’을 거론하는 조선인민군총참모부·북한 전략군 대변인성명 등이 게재된 가운데 새 노래 “어머니 당에 드리는 노래”와 김정은의 친필 서명이 함께 공개됐다. 김정은은 이 노래를 창작한 공훈국가합창단에 감사편지까지 보냈다. 이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지지·신뢰를 받고 있음을 강조하며 “백전백승 노동당 따라 미래로 가자”고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지난 9일 1면에 ‘괌 포위사격방안’을 거론하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북한 전략군 대변인성명 등이 게재된 가운데 새 노래 “어머니 당에 드리는 노래”와 김정은의 친필 서명이 함께 공개됐다. 김정은은 새 노래를 창작한 공훈국가합창단에 감사편지까지 보냈다. [사진 노동신문 캡처]

노동신문은 지난 9일 1면에 ‘괌 포위사격방안’을 거론하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북한 전략군 대변인성명 등이 게재된 가운데 새 노래 “어머니 당에 드리는 노래”와 김정은의 친필 서명이 함께 공개됐다. 김정은은 새 노래를 창작한 공훈국가합창단에 감사편지까지 보냈다. [사진 노동신문 캡처]

인간의 감정을 바탕으로 하는 음악에 정치를 결합하여 이념과 사상보급·우상화에 활용하는 북한의 ‘음악정치’는 그동안 어렵고 중대한 고비마다 대중을 선동하는 기본무기이자 수단이 됐다.
 
김일성 사후 경제난이 닥쳐 ‘고난의 행군 시기’라고 명했던 1990년대 중·하반기 김정일은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초래된 외교적 고립과 경제위기로부터 탈피하고 정권을 고수하기 위해 노래 ‘높이 들자 붉은기’를 창작하도록 했다. 아울러 노동당 창건 50돌 평양시 군중집회가 열리는 95년 9월 30일 노동신문에 게재하고 전당·국가적으로 ‘붉은기 정신’을 고취했다.  
 
2000년대 들어 김정일은 전체 인민들을 전사로 만들고 군인정신을 경제 회생력의 추동력으로 삼고자 선군정치를 실시했다. 김정일은 “한편의 노래가 천만자루의 총검을 대신”한다며 ‘우리의 장군님은 위대한 선군영장’‘하나밖에 없는 조국을 위하여’ 등의 노래를 대대적으로 보급했고 음악의 대중적 파급력을 노렸다. 당의 의도와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져 있는 장중하고 전투적인 노래인 ‘선군의 기치 따라 계속혁명 한길로’ 등은 김정일의 최고 사랑을 받았던 공훈국가합창단의 주요 공연 종목이 됐다.
 
이 기간에 북한 중앙기관에서 일했던 탈북민 최모씨는 “당시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주민들이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는 ‘신심 드높이 가리라’였다”고 전했다. 이 노래는 98년 선전선동 장소들에서 많이 불렸다. 최씨는 “김정일이 노래 내용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 제목을 직접 고친 후 생일인 2006년 2월 16일 노동신문 1면에 다시 게재하도록 지시했다”며 “이런 이유로 ‘정치학습총화때 출제된 단골 메뉴였다”고 말했다. 정치학습총화는 1년에 두 차례 이상 열리며 문제를 뽑는 코너가 있다. 그 코너는 노래 제목을 적힌 쪽지를 뽑는데 이 노래가 많이 들어갔다.
 
평양의 한 연구소에서 일했던 탈북인 문모씨는 “이 시기 전투적인 노래로 김정일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 공훈국가합창단 성원들이 TV·냉장고 등 많은 선물들을 하사받았다”며 이에 대해 “생활이 어려웠던 과학자·기술자들은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2006년 2월 16일 노동신문 1면에 게재된 노래 ‘신심 드높이 가리라’의 가사와 곡 [사진 조선중앙TV캡처]

2006년 2월 16일 노동신문 1면에 게재된 노래 ‘신심 드높이 가리라’의 가사와 곡 [사진 조선중앙TV캡처]

김정은 집권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지도자를 위한 노래들이 많이 나왔다. 2012∼2013년에 걸쳐 ‘한마음 따르렵니다’ ‘운명도 미래도 맡긴 분’ 등 12편의 노래가 노동신문 1면에 게제돼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와 정당성을 강조했다. 북한은 장성택 처형 이후인 2013년 12월 21일 흉흉한 민심을 다잡고 김정은 결사옹위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노래 ‘그이 없인 못살아’를 노동신문 1면 전면에 싣고 시대의 명작으로 내세웠다.
 
이어 김정은은 2014년 5월 17일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음악예술 활동으로 당의 음악정치를 앞장에서 받들 것”을 강조했다.  
 
김정일은 지난 2월 창립 70돌을 맞는 공훈국가합창단의 기념공연에 참석하고 ‘당중앙위원회의 축하문’을 보내면서 김정일의 음악정치를 표방했다. 최근 북한에는 김정은에 대한 찬양일색의 우상화 노래 ‘아버지라 부릅니다’가 유행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북제재와 압박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강화되고 있는 엄혹한 상황 속에서 북한당국은 국면을 타개하고 내부결속을 위해 ‘당을 믿고 따르라’는 취지의 음악정치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kim.suyeo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