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는 둥지를 중심으로 한 곳에서 사는 텃새이다. 북한에 까치둥지에 대한 ‘혁명일화’(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이야기)가 있다. 어느 해 6월 한 협동농장을 둘러보던 김일성이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고 있는 까치들을 가리키며 “까치들이 둥지 출입구를 왜 위에 내지 않고 옆쪽에 만들까?”라고 간부들에게 물었다. 
 
간부들이 대답을 못하자 김일성은 “폭우에 의한 장마로부터 보금자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며 “올해는 분명히 대장마가 올테니 농장들에서 장마철 피해방지대책을 미리 철저히 세우라”고 지시했다. 그해 정말로 홍수가 왔으나 김일성의 지시대로 장마철 대책을 미리 마련한 농장은 농작물 피해가 적었다. 
 
북한이 주민 교양으로 이러한 내용을 하는 것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지시를 따라 큰물(홍수) 피해 대책을 미리 마련하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주기 위해서다.
 
조선중앙TV는 12일 나선특별시 여맹(여성동맹)원들이 장마철 큰물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여맹돌격대를 만들고 7개의 강하천 정리 및 석축공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조선중앙TV는 12일 나선특별시 여맹(여성동맹)원들이 장마철 큰물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여맹돌격대를 만들고 7개의 강하천 정리 및 석축공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북한은 최근 “장마철 대책을 철저히 세우라”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를 모든 군인들과 주민들에게 전하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사설에서 ‘장마철 피해막이 대책을 빈틈없이 세우자’에서 “강바닥 파기와 제방을 쌓아 부침땅(농경지)이 매몰되거나 유실되는 일이 없게 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를 강조했다.
 
조선중앙TV는 11일 황해남도 벽성군 협동농장을 찾은 군인들이 돌격전을 벌려 수많은 흙과 돌을 처리하고 제방공사를 계획보다 앞당겨 끝냈다고 보도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조선중앙TV는 11일 황해남도 벽성군 협동농장을 찾은 군인들이 돌격전을 벌려 수많은 흙과 돌을 처리하고 제방공사를 계획보다 앞당겨 끝냈다고 보도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노동신문은 이에 앞서 지난 3일 ‘만단의 대책을 세우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장마철 피해막이를 자기 가사(집안일)처럼 여기고 푸른 전야(논밭)들을 결사적으로 지켜내야 한다”며 “강·하천 바닥파기와 제방 쌓기를 실속 있게 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조선중앙TV도 지난 6일 부터 연일 황해남도 해주시·벽성군·봉산군 등의 농민들과 군인들이 “당의 높은 뜻을 받들고 방대한 규모의 장석 쌓기를 다그친다”며 수많은 토량과 돌을 처리하고 돌격전을 벌려 하천제방공사를 사흘만에 끝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장마로 큰 손실을 입었던 북한이 올해는 장마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29일부터 9월 2일 사이 함경북도 무산군과 회령시 등을 휩쓴 폭우와 태풍의 영향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했다. 또한 수많은 도로·다리·철도가 파괴됐고 2만 7400정보의 농경지가 유실·매몰됐다. 이 때문에 올해는 장마철 시작 초기부터 집중호우 피해 예방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장마철 피해를 막기 위해 황해남도 해주시 한 제방공사장에서 전쟁노병들로 구성된 '예술선전대'가 노래를 부르며 선동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장마철 피해를 막기 위해 황해남도 해주시 한 제방공사장에서 전쟁노병들로 구성된 '예술선전대'가 노래를 부르며 선동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지난해 회령시 홍수피해를 겪었던 한 탈북민은 “산림 황폐화와 부실하게 건설한 보문·수문 등이 터지면서 더 큰 피해를 불러왔다”고 털어놨다. 북한은 전체면적의 약 70%가 산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1990년대 중반부터 식량난으로 화전 등을 개간하며 산림훼손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김성일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북한 홍수피해의 원인은 기상이변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강·하천정비와 산림훼손에 있다”며 “산림을 잘 가꾼다는 것은 평시에는 수자원을 확보하는 것이고 집중호우 때는 저수능력을 키우는 것” 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kim.suyeo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