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중앙포토]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중앙포토]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김정남 암살 배경에 이복동생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있으며 김정남 아들 김한솔도 김정은의 제거대상일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태 전 공사는 8일 서울 시내에서 한국 주재 일본 특파원 대상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남 살해사건과 관련해 “그 배경에 지도자로서 정통성을 확립하고 싶어하는 김정은의 의도가 있다”며 “유교의 영향이 강한 북한 사회에서 김 위원장에게 이복형인 김정남은 장기정권을 구축하는 최대의 장애물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김정남 살해가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추정하며 “김정남이 해외 언론의 취재에 응해 북한 내에서도 존재가 알려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 김정은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에 대해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라며 “어느 정도 생존이 가능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그는 김한솔이 김 위원장에게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어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이 이미 1960년대 말부터 생물ㆍ화학무기 생산을 시작해 한국의 시가지를 공격할 준비를 했다”며 “북한에서는 가정과 직장에까지 생물ㆍ화학무기에 대비한 장비와 해독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태 전 공사는 또 중국이 북한에 개입할 경우 2~3년 안에 김정은 정권이 붕괴할 것이라며 중국의 대북 강경정책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고자 하면 (김정은 정권 붕괴는) 2ㆍ3년도 걸리지 않는다”며 “(중국이) 북한과의 모든 무역을 중지하고 북ㆍ중 국경을 봉쇄하면 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또 “다만 중국에 있어 북한은 완충지대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을 빼앗기보다 정권 안정의 보증이 제일의 관심사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태 전 공사는 “핵무기가 있으면 한ㆍ미가 절대 공격할 수 없다는 확신과 북한 주민들에게 위대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지난 6일 일본을 겨냥해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북한은 한반도 유사사태 발생 시 일본이 보복공격에 나설 것을 대비해 중국으로부터 확실한 군사지원을 얻겠다는 의도가 있다”며 “한미 양국과 일본이 전투에 참가하면 중국은 자동으로 개입하게 된다. 북한이 6ㆍ25전쟁 때처럼 중국의 확실한 군사 지원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