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의 피살사건 닷새째인 17일까지 북한이 김정남의 죽음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시신인도 요구에 말레이시아 당국은 "인도하겠다"면서도 "유족 DNA와의 대조조사 이후에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시신 인도를 촉구하는 방식이 아닌,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를 통해 계속해서 부검이 이뤄지고 있는 병원을 오가며 시신의 '즉각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고위급 인사의 사망을 관영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알리며 체제 선전에 이용해왔다. 하지만 사건 닷새가 되도록 침묵이 이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정남 피살 사건이 대내적으로 알려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 1997년, 김정남의 외사촌 이한영이 피살됐을 당시에도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함구한 바 있다.

김정남은 소위 '백두혈통(김일성 일가)의 장자'로 불려왔다. 때문에 앞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리영호 총참모장 등 '2인자'의 숙청과는 달리 '체제 선전'이나 '내부 지지층 결집' 등의 효과를 얻기보다 우려와 반발이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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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정남을 시작으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비롯해 친형인 김정철, 숙부 김평일까지 '백두혈통'을 향한 숙청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백두혈통'이 탈북해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KBS는 16일, 백두혈통인 50대 김모씨가 중국을 경유해 제3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탈북한 김씨 일가족은 김정남의 피살 소식에 현재 은신중인 제3국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보당국과 관련 부처는 정확한 탈북 경위 등 상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