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발생한 김정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피살사건의 용의자들은 여권상으론 ‘다국적군’이다. 국가정보원은 그러나 이번 사건의 배후를 북한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 및 해외에서 요인암살 등의 테러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정찰총국이 주도하고, 국가보위성(옛 국가안전보위부)등이 관여했을 것으로 판단한다.

정찰총국 중에서도 해외정보국 동남아처가 주목 받고 있다. 해외정보국은 해외에서 한국 관련 정보를 수집할 뿐만 아니라 테러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발생한 KAL-858기 폭파사건이 대표적이다. 예하에 구주(유럽담당)·미국(북미담당)·중국·동남아와 기타지역 담당 등 5개 이상의 ‘처’(處)를 두고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정찰총국 외의 다른 기관이 김정남 살해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사건인 만큼 실패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협업’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국정원이 어제(15일) 있었던 간담회에서 (북한)정찰총국 등이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보고를 했다”고 전했다. 여럿이란 의미의 ‘등’에 주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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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국가보위성(옛 국가안전보위부)의 반탐국이 참여했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반탐국은 간첩 등 체재 위협 세력을 색출하고 조사·처리하는 부서다. 해외에 나가 있는 주요 인물들의 감시도 맡고 있다. 보위부가 김정남의 감시와 제거 논리 등을 만들고, 정찰총국이 실제 공격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김정남에게 사전에 정보가 새지 않도록 별도의 팀을 만드는 방식으로 극소수의 인원들만 정보를 공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