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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트로이를 떠나 페넬로페(통일)가 기다리는 이타카로 가는 오디세우스입니다. 사이렌의 유혹과 키클롭스의 철권이 가로막아도 꼭 페넬로페와 상봉할 겁니다. 시베리아 기러기는 직선 아닌 곡선으로 납니다. 통일도 곡선으로 접근해야 합니다.”(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오디세이 참가자 47인은 5박6일 일정 내내 통찰과 경륜이 번뜩이는 말의 향연을 펼쳐냈다. 김종민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영구동토로만 알았던 연해주에 와 보니 신천지가 열린 듯한 감동에 휩싸였다”며 “지구온난화로 엄청난 기회의 땅이 됐다. 북핵 문제도, 북극항로도 이곳이 관건이다”라고 했다.

‘문명사’적 담론도 많았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한민족은 연해주에서 끈질긴 경쟁력으로 2500년에 걸쳐 살아남았다. 오디세이는 그 위대한 DNA의 뿌리를 찾는 위대한 여정”이라고 했다. 김태유 서울대 명예기금 교수도 “영국이 세계제국으로 부상한 건 대서양·태평양에 신항로가 열렸을 때”라며 “북극항로가 열리기 시작한 지금 역시 신문명이 열리는 대전환기다. 오디세이는 이를 만방에 알리는 문명사적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19대 국회 통일외교위원장 시절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을 만났는데 한국이 너무 미국 일변도로 나간다며 아쉬워하더라”고 회고했다. 이어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해 독자적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규형 전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의 피로감은 우리 잘못만은 아니고 ‘쌍방과실’”이라며 균형 잡힌 접근을 주문했다.

연해주에서 우리의 잃어버린 반쪽(북한)을 떠올리는 참가자도 많았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연해주에 오니 90년대 말 강폭이 4m밖에 안 되는 두만강가에서 북한 땅을 보며 착잡한 마음에 사로잡힌 기억이 새롭다. 두만강으로 북한과 연결된 극동러시아에서 우리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인프라연구소장은 북한 지역을 지워 한국이 섬처럼 고립된 가상의 동북아 지도를 들어 보였다. “우리가 섬나라로만 머물면 암울한 세수대야로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호모 아시아티쿠스’란 신조어를 내놨다. 한국이 러시아와 중국·일본·미국·북한을 끌어들여 동북아 다자기구를 만들고 여기에 6개국의 욕망을 녹여 거대한 용광로로 만들면 평화와 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란 제안이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대륙에서 한반도를 보니 세계는 급변하는데 우리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싸우기 바쁘니 안타깝다. 남북 이전에 남남화해가 절실하다. ‘남남갈등’이란 말을 만든 사람으로서 이 말을 만든 걸 정말 후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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