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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북한 마전해수욕장을 찾은 외국인 서핑 관광객들. [사진 미국 ‘우리투어스’ 사이트]

북한이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불리는 관광을 앞세워 외화벌이에 나섰다. 고려투어스를 비롯한 10여개의 해외 북한 전문 관광회사의 올해 사업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체제선전식에서 벗어나 외부의 눈높이에 맞추려한 분위기가 드러난다.

 눈길을 끄는 건 오는 5월 말 동해안의 명승지인 마전해수욕장에서 시작될 서핑 관광. 참가비가 일주일에 2900유로(400만원 가량)로 만만치 않지만 벌써 각국의 서핑 애호가들의 문의가 잇따른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9월엔 강원도 원산에서 에어쇼가 열린다. 관광객들은 새단장을 마친 갈마비행장에서 미그(MIG)-21, 수호이(SU)-25 등 전투기 에어쇼를 관람할 수 있다. 김정은의 전용기 ‘참매’와 같은 기종인 고려항공의 일류신(IL)-62를 타는 기회도 있다. 물론 수십 분 비행에 250유로(34만원 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우상화와 체제선전 프로그램인 ‘아리랑 축전(메스게임)’은 3년째 열리지 않아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북한 여행사 관계자는 “더 이상 대규모 메스게임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관심이 떨어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관광의 확장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9일 “2020년까지 관광객 200만 명을 유치해 외화수입을 늘리는 것이 북한의 목표”라고 보도했다.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관광산업에서 외화벌이의 가능성을 봤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윤인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 북한의 관광산업 평가 및 전망』 논문에서 “관광개발 정책은 김정은의 의지로 추진되고 있다”며 “새로운 관광 아이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걸림돌은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수준이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개인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 북한 전문 관광여행사들도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달러박스로 부상하고 있는 관광산업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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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준 기자 suh.jaejoon@joongang.co.kr